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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테 번역 일람(이동)



실버 R 운동복 1화

냉엄한 세계로군……


중정

──────────────

Courtyard


》실버

쌔액……쌔액…………


》실버

핫! ……나는, 또 잠들었던 건가?

검술을 단련하는 중이었는데……


》실버

마음이 헤이해졌다는 증거다.

이래서는, 아버지께 면목이


》실버

……응?


시끌시끌……


》실버

뭐지? 몹시 소란스럽군.


》빌

태평하게 앉아있는 거기 너. 비켜 줘.

여기는 지금부터 촬영에 쓸거야.


》실버

당신은, 폼피오레 기숙사장인……


》빌

빌 셴하이트.

너는 확실히……말레우스의 시중꾼이네.


》실버

실버다. 그런데 이 소동은……?

촬영, 이라고 했나?


》빌

맞아. 우리 영화연구부 신작의 촬영을 말이지.


》빌

이 영화는 엄청난 걸작이 될 예감이 들어.

학원을 무대로 한 고딕 호러야.


》실버

나도 여기서 단련 중이었다.

멋대로 중정을 점거하면 곤란해.


》빌

유감이네. 학원장의 허가는 받았어.

그것보다, 너…….


》실버

왜 그러지? 뭔가 문제가…….


》빌

괜찮네…………괜찮은 것들 중 제일 괜찮아!


》실버

……하?


》빌

그 오로라빛 눈동자, 높이 선 콧날, 윤곽의 형태가 가지런한

입술……나에게는 많이 못 미치지만, 나쁘지 않아.


》빌

정했어.

너, 이 영화에 나오도록 하렴.


》실버

……하!?


》빌

캐스팅이 한 명 급작스러운 병에 걸려서 곤란한 참이었어.

마침 잘됐네.


》실버

아니, 거절하지. 나는 검술을 단련하는 중이다.

애초에, 배우 같은 건 할 수 없어.


》빌

안심하도록 하렴. 출연이라고 해도 엑스트라야.

대사는 없으니까.


》빌

너는 그 시원스러운 얼굴을 보여주며

서있기만 하면 돼.


》실버

하지만…….


》빌

어머, 출연 거부?

선배를 거스르다니 좋은 배짱이잖아.


》빌

디어솜니아 기숙사 생은 말레우스의

훈육이 잘 되어있지 않은 것 같네.


》실버

(음…….

내가 거절하면 말레우스 님의 이름에 흠집이 난다, 고?)


》실버

……어쩔 수 없군. 협력하지.


》빌

좋아.

그럼 바로 촬영을 시작하자.


》빌

주인공의 친한 친구가 고스트에게 습격당하는 긴박한 씬

이야. 네 역할은, 거기에 마침 있었던 일반 학생.


》빌

그럼, 촬영 개시!


》빌

――액션!


》실버

(이상한 일에 말려들어 버렸군.

일단, 여기서 움직이지 않으면 되는 건가.)


》실버

(……하지만……촬영이라는 건 지루한 일이군…….

너무 지루해서, 또……졸음이…………)


》실버

새액…….


》빌

커ー엇!!

컷, 컷!!!


》실버

……핫.


》빌

엑스트라 1!

나, 잠자는 공주 역같은 건 부탁하지 않았는데?


》실버

에? 아아…….

하지만, "서 있는 것만으로 괜찮아" 라고…….


》빌

……너 말이야. 눈 앞에서 학생이 고스트에게 물어 뜯기고

있는데 노 리액션 이라니 말이 돼?


》실버

과연.

그런 씬이었던 건가…….


》빌

다음에는 제대로 하도록 하렴.


》실버

아아, 선처하지.


》빌

테이크2. 준비ー!


》빌

컷! 놀라는 게 빨라!

고스트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놀라지 마.


》실버

알았다. 나온 다음에 놀라면 되는거로군.


》빌

자꾸 말하게 하지 마.

테이크3. 준비ー!


》빌

컷! 이번에는 너무 늦어!

템포가 너무 어긋나!


》실버

테, 템포……?


》빌

……나를 실망시키고 싶은 걸까.

……테이크4. 준비ー!


》빌

……반대로 굉장해……재능이 추호도 없어…….

얼굴 반반한 허수아비가 서있는 거야……?


》실버

그러니까, 배우 흉내 같은 건

불가능하다고 했잖아.


》실버

나는 말레우스 님의 호위다.

배우 흉내 같은 건……


》빌

……그러니. 알았어.

그럼, 자 이거, 다음은 이 역할.


》실버

……대본?

대사는 없다고 하지 않았었나?


》빌

맞아. 이 역도 대사는 없어.

말을 타고, 중정을 달려나갈 뿐.


》빌

말레우스의 호위라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마땅하겠지?


》실버

당연하다.


》빌

그래, 다행이야.

이번에야말로 한 번에 OK 부탁할게.


》실버

이 말에 타면 되나?

알겠다.


》빌

액션!


》실버

――핫!


》실버

………….


》실버

(쉽게 분위기에 휩쓸린 기분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만

말레우스 님에게 망신을 드릴 수는 없다.)


》실버

(이 역할, 완벽하게 소화해내 보이자.)


》실버

(……왔다! 교사 입구다.

확실히, 여기를 기점으로 해서……)


》실버

스피드를 올려서……캔터에서

갤럽, 그리고――


》실버

(――검을 뽑아든다!)


》빌

……!

컷!!!


》실버

후우…….


》빌

브라보! 엄청난 박력이었어!

하면 할 수 있잖아!


》실버

항상 하던 것과 다름 없으니까 말이지.

……참고로, 이건 무슨 역이지?


》빌

지나가는 목 없는 기사 역이야.


》실버

목 없는 기사……?


》빌

아깝지만, 얼굴은 영상 처리로 지울거야.

그래도, 네 움직임이 이 역에 생명을 불어 넣어……


》빌

좋은 그림이 됐어.

너, 스턴트맨 재능은 있을지도 몰라.


》실버

그런가. 조연의 연기 하나라도 타협을 하지 않는 자세……

예술의 길도 무술과 마찬가지로 냉엄한 세계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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